문화재

신윤복 필 풍속도화첩(국가지정 국보)-간송미술관

navykanggu 2024. 11. 19. 11:32

신윤복 필 풍속도화첩(혜원 풍속도, 혜원 전신첩)은 대부분 기생과 한량을 중심으로 한

남녀 간의 행락이나 정념(情念) 또는 양반 사회의 풍류를 소재로 그린 그림으로 약 30점이

실려 있는데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유흥적 · 향락적 분위기가 짙게 반영되었다네요

신윤복 필 풍속도화첩은 일본으로 유출되었던 것을 1930년 전형필이 일본 오사카의

고미술상에서 구입하여 새로 표구하였는데 이때 오세창이 표제와 발문을 썼다고 하네요

 

신윤복 필 풍속도화첩(국보 제135호)과 전시 안내문구

 

'주유청강(舟遊淸江)'은 녹음이 우거진 어느 날 양반들이 단촐한 조각배에 볕가리개 차일을

두르고 풍류를 아는 기녀들과 악사, 삿대질이 열심인 뱃사공을 태우고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배 위에는 생황과 대금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정답게 쌍을 이룬

남녀와 이를 바라보는 중년의 양반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네요

 

'문종심사(聞鍾尋寺)'는 말 위에 올라탄 사대부 여인 일행이 안개 자욱한 날 산 속에 있는

절을 찾아오자 합장한 스님이 맞이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송다불견사 인세단문종

(松多不見寺 人世但聞鍾)'이란 화제가 있어 그림에는 없는 절의 존재를 알려주고 있다네요

 

'단오풍정(端午風情)'은 단옷날 냇가에 모여 그네를 타고 머리를 감는 여인들의 생활풍속을

담은 그림으로 다홍색 치마를 입고 그네를 띄는 여인과 개울 건너 나신을 드러낸 채 서있는

여인을 훔쳐보며 희희낙락하는 동자승들이 재미를 더하고 있다네요

 

'계변가화(溪邊佳話)'는 여인네들이 모인 빨래터를 사냥 나온 젊은 양반이 바라보는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트레머리를 말아 올리는 여인이 곁눈질로 남성을 의식하는 것을 빨래 널던

할미가 이 여인의 추파에 눈을 흘기고 있다네요

 

'쌍륙삼매(雙六三昧)'는 상륙놀이를 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배자 차림에 소매를

걷어붙인 사내는 답답한 마음에 탕건을 벗고 담뱃대를 입에 물었는데 그에 비해

몇 개의 말을 이미 회수해 놓은 여성의 표정은 여유가 묻어나고 있다네요

 

'삼추가연(三秋佳緣)'은 국화밭에서 남녀가 인연을 맺는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노파는

남성에게 술잔을 권하고 입을 가린채 처녀에게 무언가를 단속시키고 있어 매파가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던 당시 풍속을 보여주고 있다네요

 

'월하정인(月下情人)'은 눈썹 달이 뜬 깊은 밤 등불을 든 젊은 선비가 한 여인을 만나는

장면을 그린 그림으로 허리춤에 무엇을 꺼내는 자세를 취하는 사내와 옥색 쓰개치마로

얼굴을 가린 수줍은 여인의 모습에서 남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만나는 것을 알 수 있다네요

 

'야금모행(夜禁冒行)'은 겨울밤 도성 내 통행금지 시간에 길을 걷는 남녀가 순라에게 들킨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양반은 고개를 살짝 숙여 양해를 구하고 기녀는 담배를 피우며

여유만만이고 동자는 놀라는 기색이 없어 당시 양반의 위세와 풍류를 알 수 있다고 하네요

~촬영 : 2024년 10월 말~